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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관 ‘보훈 마스크’ 3만장 전달


채천기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22일
↑↑ 칠곡군은 에티오피아 대사관에 보훈 마스크 전달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CBN뉴스 - 칠곡
[cbn뉴스=채천기 기자] “70년 만에 은혜 갚으러 왔습니다”

백선기 칠곡군수가 6.25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전투병을 파병한 에티오피아와 마스크를 통한 보훈 외교에 나섰다.

백 군수는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주한에티오피아 대사관을 방문해 주민들의 기부를 통해 마련된 마스크 3만장, 손소독제 250병 등의 방역 물품과 손편지 700여 통을 전달했다.

70년 전 에티오피아 6.25참전 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서다.

전달식은 백선기 군수, 쉬페로 시구테(Shiferaw Shigute)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 암하(Amha) 공사가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대사관 전정에서 열렸다.

쉬페로 시구테 대사는 팝콘과 함께 커피를 흘러내리듯 담아 주며 귀한 손님을 환영하는 에티오피아 고유의‘커피 세리머니’로 백 군수를 맞이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행사는 대사의 환영사와 백 군수의 답사에 이어 기념 촬영이 이어졌다.

마스크는 이달 중 에티오피아 항공을 통해 본국으로 수송되어 참전용사와 유가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날 참전용사에게 전달되는 마스크는 칠곡군 예산 등의 공적자금이 아닌 각계각층의 주민들의 기부를 통해서 마련되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뇌병변 장애 1급인 장윤혁(45·왜관읍)씨는 휠체어를 타고 마트와 약국을 돌며 어렵게 구한 마스크 365장을 기부했다.

박덕용(86·왜관읍) 6.25참전유공자회 칠곡군지회장은 어버이날 자녀가 구해준 공적 마스크 30장을 70년 전 생사를 함께한 에티오피아 전우를 위해 기꺼이 내어 놓았다.

칠곡군의 인문학 마을 주민과 아파트 부녀회는 참전용사를 위해 재봉틀을 돌려 직접 면 마스크를 제작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는 백 군수가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6,037명의 헌신에 결초보은(結草報恩)을 위해 6,037장의 마스크를 마련하는‘6037 캠페인’에서 시작됐다.

칠곡에서 시작된 캠페인의 물결은 전국에서 일기 시작하며 두 달여 만에 목표로 했던 6,037장의 5배인 3만장을 넘어섰다. 칠곡군은 6037 캠페인을 당분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마스크와 함께 전달되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도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어에 익숙하지 않는 최삼자(73·석적읍) 할머니는 며느리의 도움을 받아 생존한 138명의 참전용사를 위해 138통의 손편지를 일일이 썼다. 또 용인 외대부고 학생들은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로 마치 그림 그리듯 손편지를 작성했다.

쉬페로 쉬구테 대사는“2014년부터 7년째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을 이어온 백선기 군수의 진정성과 보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느껴진다”며“이번에 전달된 마스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선기 군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의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라며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에게 마스크 전달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알리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채천기 기자 / 입력 : 2020년 0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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