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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에티오피아 방문 "65년 전 은혜를 갚으러 왔습니다"

- 칠곡군과 월드비전, 에티오피아 지원 -
- 6・25전쟁 참전용사들 자부심 강해 -
- 식수, 교육 등 기반시설 지원 계획 -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5년 12월 16일
↑↑ 에티오피아 방문
ⓒ CBN 뉴스
[이재영 기자]= “65년 전 한국전쟁 당시 6천명을 파병했던 에티오피아는 시간이 멈춘 듯 우리네 가난했던 60년대의 모습과 꼭 닮았다.”

아프리카 유일한 6.25전쟁 참전국이었던 에티오피아를 보은(報恩)의 마음으로 지원하고자 이달 6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 방문한 백선기 칠곡군수의 첫 말이다.

낙동강전투, 다부동전투 등 6.25전쟁 최대의 격전지였던 칠곡군이 에티오피아를 돕고자 나선 것은 지난해 지역축제인 낙동강 세계평화문화대축전에 월드비전과 함께 ‘평화의 동전밭’을 조성하고부터다.

올해 8월부터는 디겔루나 티조 지역에 칠곡평화마을을 조성하기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해 현재 421계좌에서 3만원씩 매달 1천263만원이 모이고 있다.

순수개인이 124계좌, 공무원 91계좌, 기업 48계좌, 단체 41계좌, 어린이집 39계좌 등 수많은 지역주민과 단체들이 참여 중이다.

경상북도교육청과 칠곡군은 경북 159개 초등.중학교에서 모금한 1억2천만원으로 티조 지역에 초등학교를 건립하는 성과도 올렸다.

창고 돌바닥에 거적을 깔고 앉아 말하기 정도만 배웠던 1백여명의 학생들이 기자재가 있는 단층으로 된 깔끔한 학교에서 읽기, 쓰기 등을 배울 수 있게 됐다.

백선기 군수도 에티오피아 방문 중이던 지난 9일 디겔루나 티조학교 현판식에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했다.

“초등학교 취학률이 절반도 안 되는 상황에서 대부분 아이들은 집에서 놀거나 아니면 하루를 걸어 꼬박 물을 길러온다”며 안타까워했다.

칠곡평화마을 조성지인 디겔루나 티조 지역의 경우 중심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가옥들이 흙과 밀집, 소똥을 섞어 반죽해 만든 움막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백 군수는 “가축 배설물을 말려서 땔감으로 사용하는 풍경이 우리나라 60년대 같았다. 아이들이 ‘쵸콜렛 기브 미’ 할 때마다 지갑에 든 것 전부를 꺼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주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식수다. 물탱크, 배관시설을 갖춘 우물 하나를 만들면 주변 2, 3㎞까지 식수 공급이 가능하다. 비용은 2, 3천만원이 든다고 한다.

칠곡군은 앞으로 티조 지역 아동들과의 1:1 결연 지원방식을 넘어 식수, 교육 등의 기반시설을 건립하고 주민 스스로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백선기 군수 일행은 에티오피아에 도착한 지난 7일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충청북도 언론사와 교육청이 세운 쉬로메다 취업훈련학교 둘러보고, 에티오피아 6.25참전용사 공원을 참배했다.

“공업용 전선을 만드는 청년들을 보며 어려움 속에서도 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무조건 의지하는 쪽이 아니고 근성이 근면해 보였다.”

김문환 에티오피아 한국대사는 에티오피아 주민들이 한국에 거는 기대를 전하며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함께 백선기 군수 일행을 환영했다.

국가보훈처와 강원도 춘천시가 지난 2006년 아디스아바바에 2, 3천평 규모로 건립한 6・25참전용사 공원을 참배하며 백선기 군수는 “은혜를 갚으러 왔다”고 말했다.

참전용사들은 기념배지를 달아주고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며 “우리들이 지킨 한국이 이렇게 경제대국이 되어 도와주러 온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자부심을 전했다.

에티오피아 도착 이튿날인 지난 8일에는 200㎞를 차량으로 이동해 칠곡평화마을조성 지역인 디겔루나 티조 마을을 찾았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는 최근 전철이 개통되고 주요 외곽 간선도로들도 2차선 포장이 진행됐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도로형태조차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교통이 열악하다.

에티오피아인들이 한국하면 떠올리는 것이 첫째가 6・25전쟁이고, 둘째가 바로 도로라고 한다.

가이드를 맡은 교민은 “중국자본이 지은 대부분의 도로와 달리 대우 등 국내기업이 지은 도로가 그만큼 견실하게 시공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티조 지역에서 칠곡평화마을 조성 현판식을 마친 뒤 9일에는 현지 결연아동 가정방문이 진행하면서 가방, 학용품, 축구공 등을 전했다.

“아이들을 보고 그냥 올 수 없어서 가이드에게 특별한 선물이 없는지 물으니 염소가 가장 좋다고 했다.”

백선기 군수 일행은 특별히 웃돈을 주고 새끼가 달린 염소와 새끼를 밴 염소를 각각 두 가정에 깜짝 선물로 전했다.

우리 돈으로 5만원 정도인 암컷염소는 젖을 식용할 수도 있고 새끼도 잘 쳐 유용성이 높다고 한다. 아이들은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좋아했다.

칠곡군과 월드비전은 이번 에티오피아 방문을 통해 에티오피아 칠곡평화마을 조성 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수립할 계획이다.

평화의 동전밭과 후원계좌 모금운동을 지속하고 경상북도 교육청과는 티조 학교 지원방안을, 경상북도와는 새마을운동 세계화사업과의 연계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백선기 군수는 “6・25전쟁 참전국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없었다”며 “에티오피아에 대한 지원은 마땅한 보은이다”고 설명했다.

<백선기 군수 일문일답>
■ 이번 에티오피아 탐방은 어떻게 진행됐나?

월드비전과 함께 칠곡군이 에티오피아를 돕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찾고자 현장답사 형식으로 추진됐다. 장세학 군의회의장, 담당공무원, 월드비전 실무자들과 일주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 방문 중 에티오피아에 대한 인상은?

60년대 우리나라 모습과 꼭 닮았다. 시가지를 제외하곤 모두가 흙담집이고, 도로는 형태도 없고, 가는 곳마다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미군부대 앞에서 뜻도 모르고 “쵸코렛 기브 미”, 외쳐댔던 바로 우리네 어린 시절 모습이었다.

■ 칠곡군이 에티오피아를 지원하는 이유는?

칠곡군의 브랜드는 호국평화의 도시다. 55일간의 낙동강방어선 전투를 승리하면서 대한민국을 지켰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참전국으로 6천37명을 파병해 준 혈명국이다.

■ 에티오피아 방문 중 일정은?

에티오피아 한국대사와 함께 6・25전쟁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을 만났다. 디겔루나 지역을 찾아 티조 학교 건립 현판식과 칠곡평화마을 현판식에 참석하고 결연아동 가정들을 방문했다.

■ 칠곡평화마을 조성 사업이란?

지역축제 때 평화의 동전밭을 만들어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매월 421계좌로 3만원씩 모금되는 후원계좌도 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이들 기금으로 티조 지역 아동들을 지원하고, 식수, 교육 등의 기반시설을 건립해 마을주민 스스로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 경상북도와 사업연계 및 확대 가능성은?

경상북도에서 추진 중인 새마을운동 세계화사업도 후진국에 대한 지원프로그램으로 칠곡군은 현재 라오스 지역이 배정돼있다. 티조 마을과의 사업연계가 가능하다면 보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경상북도교육청과도 협의해 티조 학교 등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재영 기자 / youngl5566@naver.com입력 : 2015년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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